오랜만에 마음먹고 통도사 자장암과 극락암을 다녀왔습니다.
복잡한 일상에 지쳐있어서 조용한 암자에서 잠시 쉬어가고 싶었거든요.
자장암 가는 길, 뜻밖의 헤맴
내비게이션에 자장암을 찍고 출발했는데,
안내를 따라가다 보니 문재인 전 대통령 생가 쪽으로 길이 이어졌습니다.
그런데 이 구간은 진입 차량은 통제되고,
나오는 차량만 다닐 수 있는 곳이었어요.
결국 다시 내비게이션에 통도사 입구를 찍고,
그곳에서 다시 자장암으로 경로를 잡고 나서야 제대로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.
산속 사찰을 찾아갈 때는 내비게이션 좌표가 딱 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걸
이번에 경험했습니다.
선녀가 놀러올 것 같은 계곡, 그리고 자장암의 고즈넉함
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자장암으로 걸어 올라가는 길,
계곡물이 어찌나 맑고 아름답던지 정말 선녀가 내려와 놀다 갈 것만 같았습니다.
물론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,
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씻기는 기분이었어요.
산중턱에 자리 잡은 자장암은 그야말로 고즈넉함 그 자체였습니다.
커다란 바위에 새겨진 불상 앞에서 고개 숙여 소원을 빌었습니다.
소원을 빌고 돌아보는데 시주로 들어온 배가 올려진 바위 위에서,
작은 다람쥐 한 마리가 자기 몸보다 훨씬 큰 배를 꼭 움켜쥐고
열심히 먹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한참을 지켜봤습니다.
자장암은 통도사가 지어지기 전,
자장율사가 수도하며 창건한 곳이라고 합니다.
바위 구멍에서 가끔 얼굴을 내민다는 금와공(금개구리)도 볼 수 있다던데,
이번에는 아쉽게도 만나지 못했습니다.
그래도 이 고즈넉한 공간이 너무나 평화롭고 아늑해서,
가슴 한가득 포근함을 안고 발걸음을 돌렸습니다.
규모가 더 큰 극락암, 그리고 토끼와 고양이
자장암을 뒤로하고 그리 멀지 않은 극락암으로 향했습니다.
극락암은 자장암보다 규모가 훨씬 컸습니다.
입구에 있는 커다란 연못 위로는 신기하게 생긴 돌다리가 놓여 있었고요.
입구에 들어서자 토끼 한 마리가 엎드려서 저를 반겨주었습니다.
각양각색의 소원 등불도 가지런히 예쁘게 걸려 있었어요.
안쪽으로 들어가면 소원을 비는 곳이 있는데,
누구나 소원을 한 가지는 꼭 들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
저도 간절한 소원을 하나 빌었습니다.
혹시 소원이 이루어지면 이 이야기로 2탄을 올려보겠습니다.
내려오는 길에는 고양이 두 마리가
마치 신선이라도 된 양 비석 위에 드러누워 있었는데,
그 모습이 어찌나 평화로워 보이던지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.
산사가 주는 치유의 힘
자장암과 극락암, 두 곳의 암자를 둘러보고 나니
그동안 쌓여있던 고단함과 복잡함이 어느새 사라지고 있었습니다.
사람들이 왜 이렇게 산속 암자를 찾아 발걸음을 하는지,
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은 하루였습니다.
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암자를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,
유난히 하늘이 예쁘게 펼쳐져 있었습니다.
앞으로는 좋은 일만 가득할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듭니다.
통도사 자장암·극락암 위치: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










